독일 태생의 미술가이자 조각가로 예술의 형식과 기교에서 광범위하게 경이로운 능력을 보여준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의 주역이었던 막스 에른스트(Max Ernst, 독일, 1891~1976)의 생애와 작품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생애
독일 쾰른 근처의 브륄에서 출생한 막스 에른스트는 본대학에서 철학과 심리학을 전공하였습니다. 미술을 하기 위해 대학을 그만두었고 제1차 세계대전 동안 4년간 독일군으로 복무한 뒤 전쟁의 참혹함에 혐오를 느껴, 전통적 미적 가치와 도덕을 부정하는 허무주의적 미술운동인 다다이즘으로 전향하였습니다. 1920년 장 아르프와 요한네스 테오드르 바르켈트와 함께 제2회 '쾰른 다다이즘 전시회'를 개최했으나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폐회됩니다. 1922년부터 파리로 이주해 초현실주의 그룹의 발기인들 중 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1934년 이후 활동은 그림보다 조각에 집중되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중에는 나치의 유대인 탄압으로 2번이나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1941년에는 미국으로 이주해 마르셀 뒤샹과 어울렸고 당시 미술계 큰손이던 페기 구겐하임(Peggy Guggenheim)과 세 번째 결혼을 합니다. 1946년 네 번째 아내인 영국화가 도로시 태닝과 애리조나에 살며 조각에 전념하다가 1949년 프랑스로 돌아가 서정적 추상화 작업에 열중했습니다. 1951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서 대상을 받아 대가로 인정받았으나, 이 상의 수상으로 상업주의에 굴복했다는 이유로 정통파 초현실주의 그룹에서 제명당합니다.
작품
막스 에른스트는 합성 사진과 콜라주(collage)로 만든 작품으로 출발했습니다. 1920년 곤충, 물고기, 시체해부도 등의 사진을 오려내 제작한 그의 문제작 <여기 아직도 모든 것이 표류하고 있다>로 미술계에 새로운 충격을 주고 이름을 알렸습니다. 1922년 파리로 이주한 뒤에는 종이 밑에 천 조각이나 나뭇잎 등을 놓고 연필, 검은 분필로 문질러서 그 대상의 질감을 이미지로 보여주는 작업 기법인 프로타주(frottage), 이성의 작용이 제거된 상황에서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무의식의 이미지를 기록하는 자동기술법을 선보였습니다.
그의 작품 <셀레브의 코끼리>는 초현실주의의 태동을 알리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작품은 에른스트의 어린 시절의 경험과 꿈속의 이미지들을 차용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괴물 같은 위압적인 금속 코끼리는 에른스트가 아프리카의 수단을 여행하던 중 사진으로 찍은 옥수수 저장고입니다. 하늘에서 추락하는 비행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가 길게 뻗쳐 있고 초록색의 코끼리가 있는 곳은 비행장처럼 보입니다. 목 없는 섬뜩한 여인은 비행장에서 코끼리를 인도하는 것처럼 전쟁의 끔찍한 이미지를 전달하는 모양입니다. 일상적이지 않은 것들이 한 곳에 모여 에른스트의 잠재의식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맺음말
일반적인 회화를 거부한 막스 에른스트는 자연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내적 충동을 표현하는 것에 몰두했습니다. 그는 콜라주(collage), 프로타주(frottage), 그라타주(grattage), 데칼코마니(decalcomnie) 등의 표현방법을 차례로 발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