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하듯 휘갈겨 그리는 독특한 캘리그래픽적인 양식을 구축했던 미국의 2세대 추상표현주의 화가인 사이 톰블리(Cy Twombly, 미국, 1928~2011)의 생애와 작품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생애
1928년 미국 버지니아 렉싱턴에서 태어난 사이 톰블리는 어려서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고, 열두 살에 스페인의 화가 피에르 도라에게 미술을 배우며 화가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1947년부터 1951년까지 보스턴 미술학교와 뉴욕의 아트스튜던트리그에서 미술 수업을 받고 1951년 블랙마운틴대학에 입학하여 공부하였습니다. 1950년대 초반 다른 기성 작품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서예 형식의 독창적 스타일을 개발한 톰블리는 1951년 뉴욕 쿠츠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1953년 뉴욕에 정착해 동료인 로버트 라우센버그(Robert Rauschenberg)와 작업실을 함께 사용하며 자신만의 캘리그래픽 양식을 구축해 나갔습니다. 1959년 이탈리아 로마로 이주해 정착한 톰블리는 결혼하고 자식을 낳았고 본격적인 예술 활동을 시작하며 2011년 사망할 때까지 그곳에서 삶을 보냅니다.
작품
낙서하듯 그리는 독특한 화법으로 고대 신화와 역사적 주제를 추상으로 승화시킨 톰블리는 전통적인 도상학, 형태, 숫자, 단어들로부터 자신만의 자유롭고 독창적인 상징을 개발하였습니다. 톰블리는 너무 진부한 이야기는 피해 가면서 고전적인 신화, 역사와 시에서 작품의 주제를 얻고 제목 역시 이들에서 가져왔습니다. 레다에게 반한 제우스가 백조로 변해 레다와 사랑을 하는 장면을 그린 <레다와 백조>를 보면, 뒤엉키는 연필의 곡선, 짧고 단조롭게 선만 긋는 것 같더니 구불구불한 소용돌이가 한 곳에 엉켜 있습니다. 여기에 붉은 페인트와 크레용까지 동원해 맹렬히 튀기고 곳곳에 칠을 해두었습니다. 톰블리는 레다를 사랑한 제우스의 열정을 역동적이고 즉흥적 방식으로 해석해 낸 듯합니다.
맺음말
낙서 드로잉, 캘리그래픽을 결합한 독창적 작품으로 알려진 사이 톰블리는 1950년대 조르주 브라크 이후 처음으로 루브르 박물관 천장화를 그린 것으로도 유명하고, 그의 작품은 각종 경매에서 수천만 달러에 거래되며 많은 추종자를 낳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