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의 평면 자체로 공간을 표현하고자 했던 공간주의(spatialism)의 창립자인 루치오 폰타나(Lucio Fontana, 이탈리아, 1899~1968)의 생애와 작품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생애
루치오 폰타나는 1899년 아르헨티나의 로사리오 산타페에서 조각가인 아버지 밑에서 태어났습니다. 6세 때인 1905년 가족과 이탈리아의 밀라노로 이주해서 조각을 배웠고, 1922년에 아르헨티나로 돌아와 조각가인 아버지 루이지 폰타나와 조각 작업실을 열었습니다. 1928년 다시 밀라노로 돌아와 브레라 아카데미에서 공부했습니다. 1930년 밀라노의 밀리오네 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가진 이후 폰타나는 전통적인 미술기법에서 벗어난 새로운 기법들을 추구했습니다. 1936년~1937년 파리에서 추상 창조 그룹(Abstraction Creation:압스트락시옹 크레아시옹)에 참가했으며, 1946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백의 선언'을 발표하며 공간주의의 이론적 기본을 적립하고 새로운 예술운동을 제창했습니다. 1951년에는 밀라노에서 '공간주의 기술선언'을 발표하여 전통적 원근법으로 만든 환영의 공간에서 벗어나 캔버스에 구멍을 뚫거나, 칼집을 넣거나, 네온을 사용한 설치 등 실험적인 작품을 통해 공간표현을 추구했습니다.
작품
공간주의의 창시자인 루치오 폰타나는 밝은 단색을 선호하고 평면에 대한 끝없는 도전의 방식을 통해 캔버스 자체로 공간을 창조했습니다. 서구의 회화는 소실점과 원근법, 명암법을 통해 평면으로 3차원을 완성하려 했으나 폰타나의 공간주의는 새로운 4차원적 예술의 창조가 목표였습니다. 그는 3차원적인 색과 소리 그리고 동작이 어떻게 4차원적인 공간 속에서 융화해야 하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그의 작품 <공간개념>을 보면 화면 한가운데를 정말 칼로 베어버렸습니다. 가상의 공간만을 보여주던 2차원 캔버스에 진짜 공간을 보여달라며 베어 버린 것입니다. 수직으로 갈라진 캔버스는 칼자국을 따라 말려 들어가 있고 깊게 파인 검은 자국을 따라 관람자들은 뒤편에 가려진 공간을 느끼고 싶어 집니다. 평평하던 곳에서 깊이가 발생하고 궁금증이 생기는 것입니다. 2차원의 평면이 아니라 찢어진 캔버스로서 새로운 공간을 창출한 폰타나의 작품은 '이곳은 평면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맺음말
평면에 공간을 창조하는 새로운 시도로 20세기 미술에 또 한 번의 혁신을 일으킨 루치오 폰타나는 회화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