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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화가

호안 미로

by 일조강자 2024. 7. 12.

20세기 스페인을 대표하는 주요 화가 중 한 명인 호안 미로(Joan Miro, 스페인, 1893~1983)는 화려한 원색들을 사용하여 내면의 판타지를 그려냈던 초현실주의 화가입니다. 그의 생애와 작품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달빛-속의-여자와-새
호안 미로, 달빛 속의 여자와 새

 

생애

호안 미로는 1893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근교의 몬토로이크에서 금은세공과 시계공 일을 하는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려서부터 손재주가 좋고 미술을 좋아했으나 그의 부모는 경영학 공부를 하기를 원해서, 미로는 상업학교를 다니며 14세 때인 1907년부터 미술학교 야간반에 다니며 틈틈이 미술을 익혔습니다. 1910년 상업학교를 마친 후 취직하여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였으나 심각한 신경쇠약증으로 2년 만에 퇴직하고 부모의 동의를 얻어 화가의 길을 걷게 됩니다.

 

 

1913년 바르셀로나에 있는 미술학교에 입학하여 프란체스크 갈리 밑에서 본격적인 미술 수업을 받으며 동시대 미술가들과 교류합니다. 이 시기에 호안 미로는 폴 세잔,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등으로부터 야수주의입체주의 영향을 받았고 1919년 무렵부터 예술의 본고장 파리를 왕래하며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 영향도 흡수했습니다. 파리에서 당시 초현실주의를 이끌던 앙드레 브르통을 만나 초현실주의 운동에 참가하게 됩니다. 1924년 제작한 <어릿광대의 사유제>를 제1회 초현실주의 전시회에 출품해 그의 이름을 알리게 됩니다. 1930년대에는 발레 무대를 설계하기도 했고, 1934년에는 태피스트리(tapestry)를 도안했고, 1937년 파리 세계박람회에 벽화를 그리기도 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호안 미로는 이미 세계적인 유명 인사가 되어 많은 나라에서 그의 그림과 조각이 전시되었고 파리, 뉴욕, 시카고, 바르셀로나 등에 기념비적인 대형 작품을 남겼습니다. 1980년 스페인 미술 부문 황금훈장을 받고 말년까지 활발히 창작활동을 해나가다 1983년 자택에서 심장병으로 사망하였습니다.

 

작품

대부분의 초현실주의 작가의 작품이 불안함을 느끼게 하지만 호안 미로의 그림은 마치 어린이의 그림처럼 밝고 활기찬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빨간색, 청색, 노란색 등의 선명한 원색으로 칠해진 미로의 그림은 데포르메(데포르마시옹, deformation:대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의식적으로 변형, 과장, 축소, 왜곡해서 표현하는 기법)로 그려진 것이 많아서 한눈에 주제를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작품의 밝은 분위기는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합니다. 앙드레 브르통이 "미로는 우리들 중 가장 초현실주의적이다"라고 평했지만 미로는 특정 스타일에 연연하지 않고 자연의 개념을 은유적으로 표현하려 했습니다. 미로는 날카로운 선과 유기적 형태의 평평한 회화로 자신의 독창적 스타일을 개발해 나갔고 자동기술법(Automatisme:이성의 통제와 미학적, 윤리적인 일체의 선입감 없이 무의식의 세계에서 발현되는 이미지를 그대로 기록하는 방법) 회화를 처음으로 시도했습니다.

 

 

그의  작품 <달빛 속의 여자와 새>에서는 야수파식 색채감과 입체파식 형태의 파괴가 느껴집니다. 서로 뒤섞여 유희하는 유쾌한 형상들이 전면에 있고 화면의 가운데 부분이 모호하게 섞이고 있습니다. 형태는 어린아이들의 그림처럼 단순화되어 있지만 결코 단순한 것이 아니라 미로만의 개인적인 시각용어와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미로가 해석한 이 방식은 낯설면서도 인간 내면에 있는 천진함을 함께 갖고 있으며, 현대 문명에 위협당하는 자연과 예술 사이의 조화로운 관계에 대한 해답을 이 그림에 담았다고 합니다.

 

맺음말

회화와 소묘뿐만 아니라 태피스트리, 조각, 도자기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무의식의 영역을 탐구하였던 호안 미로의 자유로운 작업 방식은 추상표현주의의 탄생에 영향을 미쳤으며, 미로의 모든 작품 속에는 궤변과 순수함의 민감한 균형, 자연과 예술의 관계에 대한 뿌리 깊은 확신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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