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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화가

조르주 쇠라

by 일조강자 2024. 4. 4.

19세기말 짧은 기간 유행한 신인상주의(1885~1900)의 창시자이며 대표화가인 조르주 피에르 쇠라(Georges Pierre Seurat, 프랑스, 1859~1891)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그랑드-자트-섬의-일요일-오후
조르주 쇠라,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생애

1859년 12월 파리에서 태어난 쇠라는 아버지가 법원공무원으로 부유한 가정이었습니다. 8세 무렵부터 그림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해 9세 때 화가인 외삼촌에게 그림의 기초를 배웠고, 16세 때인 1875년 조각가인 쥐스탱 르키앙(Justin Lequien)의 화실에 들어가 본격적인 미술수업을 받았습니다. 19세 때인 1878년에 파리 국립미술학교인 에콜 데 보자르에 입학하여 앵그르의 제자인 앙리 레만(Henri Lehmann)에게 사사했는데 레만의 교육보다는 미셸 외젠 슈브릴(Michel Eugene Chevreul)의 <색채 대비의 법칙>, 오그던 루드(Ogden Rood)의 <현대 색채론>과 같은 색채 이론서들을 탐독하며 미술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연구에 강한 흥미를 느낍니다. 1879년 제4회 인상주의 전시회에서 드가, 모네, 피사로 등의 작품을 보고 영향을 받아 인상주의 화풍을 전개하기 시작했고 같은 해 육군사관학교에서 1년간 복무한 뒤 1880년 파리로 돌아와 자신의 작업실을 꾸립니다.

 

 

1881년 쇠라는 들라크루아 작품의 색채대비와 보색관계를 이론적으로 분석한 글을 발표했고, 이러한 이론을 적용해 점묘화법을 사용한 최초의 대작 <아스니에르에서 물놀이하는 사람들>을 완성하고 1884년에 살롱전에 제출했으나 낙선하고, 보수적인 살롱전에 반기를 든 젊은 작가들이 결성한 독립미술가협회에서 창설한 제1회 앙데 앙팡전에 출품하여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이때 그와 함께 점묘법을 발전시킨 폴 시냑(Paul Signac)을 만나게 되고 그의 작품을 본 비평가 펠릭스 페네옹(Felix Feneon)이 그의 혁신적인 기법을 보고 신인상주의(Neo Impressionism)라 명명하며 신인상주의라는 용어가 시작되었습니다. 1886년에는 점묘법을 본격적으로 사용한 그의 대표작인 <그랑드 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를 8회째인 마지막 인상파전시회에 출품했습니다. 회화에 대한 이론과 기법을 점차 발전시키던 그는 결혼을 얼마 앞두고 32세의 나이로 갑작스럽게 요절했습니다.

 

작품

조르주 쇠라는 짧은 활동기간에 자신만의 스타일을 개척해 낸 화가로, 그 역시 인상주의 화가들과 마찬가지로 빛과 색을 나타내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지만, 그는 분할주의(Divisionnisme) 혹은 점묘주의(Pointillism)로 불리는 기법을 사용하여 캔버스에 순수한 색점들을 찍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어냈습니다. 약 2년에 걸쳐 완성된 <그랑드 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는 신인상주의를 대표하는 걸작으로 '신인상주의의 선언문'이라 불립니다. 순수색의 분할과 그로 인한 색채 대비가 확립된 이 작품으로 쇠라는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준비과정에서 40여 점의 스케치와 20개의 소묘를 남기며 철저히 계획을 세우고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하듯 거대한 캔버스를 점으로 채워 나간 쇠라의 노력에 절로 감탄이 나옵니다.

 

 

등장하는 인물들이 48명이나 되고 8대의 보트와 3마리의 강아지, 원숭이까지 등장하는 다채로운 모습들을 쇠라는 정성을 다해 묘사했습니다. 엉덩이를 강조한 버슬(bustle) 스타일의 부푼 스커트에 모자와 양산을 든 여성들의 차림새와 정장에 모자와 지팡이를 든 남성들의 모습에서 당시의 패션 스타일을 볼 수 있습니다. 십자수를 하는 정도의 수고로움과 정성이 요구되는 점묘법은 색의 표현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원근감이 약해지고 인물들이 경직되거나 뻣뻣한 느낌을 줍니다. 등장인물들은 대부분 곧은 자세로 정면을 향해 서 있거나 옆모습으로 표현되어 있고, 운동감이나 개성 등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런 특징들에 대해 고대의 전통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인 취향으로 고대 이집트 미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맺음말

짧은 생애 동안 많지 않은 작품을 남겼지만 그가 미술사에 끼친 영향은 작지 않습니다. 인상파의 색채원리를 과학적으로 체계화하고 독자적인 양식을 확립했던 조르주 쇠라의 이론과 기법은 입체파, 미래파 등 추상회화의 탄생에 영향을 미치면서 폴 세잔(Paul Cezanne)과 함께 20세기 회화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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