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주의 미술은 19세기 중반에 프랑스에서 생겨난 미술 사조를 말합니다.
19세기 산업 발전과 자본주의의 심화로 사회 불평등과 빈부격차가 심해지면서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에 대한 반발로 사실주의(realism)가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가난한 농민들과 도시노동자들의 삶의 모습을 꾸밈없이 사실대로 묘사하는 사실주의 미술은 유럽과 미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사실주의 미술의 배경
사실주의 미술이 나타나게 된 배경으로는 당시 시대적 상황에 따른 여러 가지 이유 중 첫 번째로 기술과 산업의 발전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던 사회와 생활환경을 들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가 심화되고 불평등이 심해지면서 신화를 주제로 하는 신고전주의 미술은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낭만주의 미술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주의 작가들은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인위성을 거부하고 현실을 변형이나 왜곡 없이 객관적으로 충실하게 재현하고자 했습니다. 그들은 미술은 그 시대의 현실을 가감 없이 표현해야 한다고 믿었으며 전통적인 주제에서 탈피하여 중하층 서민들과 일반 시민들의 모습을 주제로 삼아 미화하지 않고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그러한 믿음의 바탕에는 사회현실에 대한 관심의 증가, 계몽주의 사상의 전파, 프랑스 대혁명으로 인한 자유화의 물결과 실증주의 철학의 확산, 산업혁명, 사회주의의 등장과 발전 등 여러 가지 사회적 배경과 조건이 작용하였습니다.
사실주의 미술의 특징
사실주의 미술의 특징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사물을 눈에 보이는 대로 사실적으로 묘사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묘사하려는 대상을 이상화, 추상화, 양식화, 왜곡화 하지 않고 대상의 세부 특징까지 정확히 재현하고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합니다. 사실주의 작가들은 현실의 객체와 사건을 최대한 정확하게 그려내기 위해 대상의 세부 사항과 형태, 광원과 조명등의 관찰과 연구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로 인한 상세한 표현과 명료한 조형으로 작품이 생동감과 현실성을 띠게 되었습니다. 미술사적으로 현실의 사실적 묘사는 예전부터 있었으나 사실주의는 보다 철저하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실을 고의로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이 아닌 철저하게 현실을 표현하는 것입니다. 현실의 대상을 정확하게 관찰하여 형상에도 색채에도 현실의 재현을 철저하게 할 뿐 아니라 소재도 외면받는 사회의 가혹한 실체를 가감 없이 사실적으로 표현합니다. 사실주의라는 용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인 귀스타브 쿠르베가 1855년 자신의 개인전시회에서 사실주의(realism)라는 명칭을 쓰면서입니다.
사실주의 미술의 대표 화가
사실주의 미술의 대표 화가는 위에서도 언급한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프랑스, 1819~1877)입니다. 천사를 그려달라는 요청에 "나는 천사를 본 적이 없어서 그릴 수 없다, 천사를 내 앞에 데려오면 그려주겠다"라는 너무나 유명한 말을 남긴 쿠르베는 19세기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미술사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풍족한 어린 시절을 보낸 쿠르베는 소외된 계층이나 하층 인생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성공한 기성세력에 반항하는 자세를 취했으며 사회의 어두운 측면을 고발하는 그림을 주로 그렸습니다. 아름다움을 위한 것이 예술의 목적이었던 당시의 예술관과는 정반대의 입장이었습니다. "사실주의 미술은 본질적으로 민주주의적 미술이다!"라고 주장했던 쿠르베는 최초의 모더니즘 운동인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화가로 종교나 신화를 소재로 한 그림은 단 한 장도 그리지 않았습니다. 대표작으로는 사실주의의 기념비적 작품으로 알려진 <돌 깨는 사람들>, <오르낭의 매장>이 있고 사실주의 뒤에 숨겨진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는 걸작인 <화가의 작업실, 진정한 알레고리>등이 있습니다.
맺음말
사실주의 미술은 당시의 현실에 대한 정직한 기록이자 세계관의 반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사실주의가 오늘날까지 다양한 형태로 이어지고 여러 예술 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보면 사실주의는 미술사에서만 논의되는 것이 아닌 우리 일상에서 언제나 새롭게 이야기되는 세계관의 한 가지라는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