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 안젤리코

프라 안젤리코(Fra Angelico, 이탈리아, 1395~1455)는 초기 르네상스 시대의 대표 화가였습니다. 신앙심이 깊어 천사 같은 사람이라고 불리던 프라 안젤리코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프라 안젤리코, 수태고지

 

생애 및 화풍

14세기 후반 이탈리아의 피렌체 근교에서 태어난 안젤리코는 본명은 구이도 디 피에트로(Guido di Pietro)입니다. 어려서부터 형과 함께 도제식 화가 수업을 받으며 화가로서의 재능을 드러냈습니다. 20대 초에 도미니코회 수도원에 들어가 수도원에서 의뢰받은 그림을 그리면서 실력을 인정받아 대형 프레스코화와 제단화를 그리게 되었습니다. 초기에는 세밀화 기법을 주로 사용했으나 원근법을 처음으로 도입한 마사초의 영향을 받아 3차원적 공간 묘사와 세밀하고 정교한 형태의 표현과  채색으로 경건함을 불러일으키는 종교화에 탁월한 재능이 있었습니다.

 

 

프라 안젤리코는 고딕 미술과 초기 르네상스  사이의 다리 역할을 했으며, 풍경과 구성의 혁신적인 사용은 후에 레오나르도 다빈치 같은 후기 르네상스 화가들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수도원 원장까지 지낸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는 평생을 독실하게 살았고 그림의 주제도 종교적인 것만을 그렸습니다. 그에게 그림은 신앙심을 표현하는 수단이었습니다. 위대한 화가이자 위대한 사상가 그리고 진정한 신자로서 살았던 프라 안젤리코는 생전에 사람들이 자신에게 주는 모든 명예를 거부했으나  사후 500년도 더 지난 1982년에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로부터 시복(죽은 뒤에 복자 품위에 오르는 일)을 받았습니다.

 

대표 작품

프라 안젤리코의 대표 작품으로는 <수태고지, Annunciation, 1430~1432년경>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한 조각의 보석을 연상하게 하는 이 작품은 초기 르네상스 걸작 중 하나입니다. 예수의 탄생을 예고하는 장면인 수태고지는 하느님의 말씀을 가지고 찾아온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 앞에 나타나 성령을 잉태한 기적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원근법을 도입했던 마사초의 영향을 받았던 안젤리코는 이 작품에서 원근법을 사용했습니다. 높은 천장과 공간을 가진 회랑, 점점 멀어져 보이는 기둥 등의 표현을 통해 안젤리코가 원근법을 이해하고 사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가브리엘 천사와 마리아를 같은 크기로 그려 공동 주인공임을 나타내고, 천국에서 쫓겨나는 아담과 이브의 모습을 그려 넣어 인류에게 원죄를 잉태시킨 사실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프라 안젤리코는 수태고지를 여러 방향으로 해석하여 그려냄으로 풍부한 영감의 표현과 기독교 중심 미술의 테마 중 하나를 대중화하였습니다. 이는 프라 안젤리코가 당시로서는 가장 혁신적인 예술적 단계에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입니다.

 

맺음말

"열정적 기도 없이는 절대로 붓을 들지 않았다"는 프라 안젤리코는 참된 수도자이자 위대한 예술가로, 작품에서 풍경과 구성의 혁신적인 표현은 후기 화가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그의 도덕적이고 숭고한 삶의 태도 또한 오늘날 많은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